미래와희망 5

난임일기#5. 미래와 희망 시험관 2차 ③난자 채취

대망의 난자 채취 일정이 잡혔다. 10일차까지 꾸준히 과배란 주사를 맞았고, 11일차에 마지막 주사 3개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존 오가루트란 주사는 그대로 가고 오비드렐과 데카펩틸 주사가 추가되었다. 오비드렐은 과배란을 유도하고 최후의 난포 성숙 및 황체화를 유발하는 주사라고 한다. 데카펩틸은 배란 촉진제, 일명 난포 터지는 주사로 알려져 있는데 1차 때 맞았던 주사 중에서는 가장 아팠던 기억이 있어서 약간 긴장하면서 받아왔다. 오비드렐과 데카펩틸 주사는 맞으면 36시간 이내 배란이 이뤄지기 때문에 무조건 정해진 시간에 투여해야 한다. 나는 난자 채취 일정이 오전 10시로 잡혔기 때문에, D-2일 23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주사 3개를 순서대로 맞았다. 오가루트란 난자 채취는 수면마취 상태로 진행되기 때..

난임일기#4. 미래와 희망 시험관 2차 ②과배란주사

과배란주사를 맞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질 초음파로 자궁내벽 두께와 난포 크기를 측정하고 있는데, 주치의 선생님의 기준에 조금 부족했는지 추가로 이틀 주사를 더 맞자고 하셨다. 1차 때는 6일동안 주사를 맞고 성숙난자 7개를 채취했는데, 2차는 호르몬주사 용량도 늘어나고 기간도 10일로 늘어났다. 내일 병원에 가야 일정이 정확하게 나오겠지만, 주말에 난자 채취(남편-정자 채취)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차수 일정을 참고하여 잡아놓은 남편 휴무부터 어버이날 전후로 양가 부모님을 방문하는 일정까지 전체적으로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생리 2일차부터 고날 에프펜을 450씩 4일동안 맞았는데, 5일차부터 오가루트란 주사가 추가되었다. 매번 주사침을 교체하는 펜 형태의 고날 에프펜과 다..

난임일기#3. 미래와 희망 시험관 2차 ①시작

예정보다 1주일 일찍 생리가 시작했다.기존에 계획했던 모든 일정이 어그러지고 병원을 가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시험관 1차가 비임신으로 종결되고 마지막으로 진료를 받았던 날이 생각났다. 당시, 집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서 당장 2차 도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 구구절절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몸을 좀 만들고 4월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나의 선택은 담당의사 선생님의 뼈 때리는 조언으로 돌아왔다. "매일같이 술 마시고 엉망으로 사는 20대랑 관리 잘 한 40대 중에서 누가 더 임신이 잘 되겠어요?""산모 나이가 적지 않아요. 적어주는 날짜에 자연임신 한번 시도하시고, 다음번 생리 시작하면 바로 오세요." 다 맞는 말인데, 괜시리 서글펐다.더없이 치열하게 일하..

난임일기#2. 미래와 희망 시험관 1차 기록

몇달이 지나서야 남기는 시험관 1차 기록이다. 학동역에 있는 '미래와 희망' 산부인과에서 진행했고, 前 직장동료들의 추천으로 고민없이 선택했다. 병원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다른 병원과 비교했을 때 예약시스템이 잘 되어있어 대기시간이 짧은 편이었다. 아마 직장인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아닌가 싶다. 나는 2022년에 난임 관련 검사는 모두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담당 선생님께 전년도 건강검진 결과만 확인받고 추가 검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자주 병원에 방문해야 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서 병원을 선정하면 좋을 것 같다. Day 1 생리 시작 / 병원 방문병원 V Day 2고날 에프펜 900IU (300*3일) - 카트리지가 들어있는 프리필드펜+ 1회용 주사침을 교체하여 사용 Day ..

난임일기#1. 봄을 기다리는 마음

답십리에서 신혼을 보낼 때, 내가 제일 맛있게 먹었던 배달음식은 '또봉이 치킨'이었다.지점마다 차이가 좀 있는데 답십리 2호점 사장님이 닭을 정말 잘 튀기셨다. 또봉이 치킨이 오면 정신없이 닭을 뜯었고, 금세 배가 빵빵해졌다. 그럼 나는 농담 삼아 "여보, 우리 또봉이가~" 라며 임신부 코스프레를 하면서 남편을 웃기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진지한 얼굴로 나를 앉히더니 "여보, 우리 주니어를 부르는 말인데 치킨집 이름을 붙이는 건 아닌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응, 생각을 해봤는데?""우리 아기가 생기면 태명으로 '또봄이' 어때?""또봄이? 또봉이 친구야?ㅋㅋㅋㅋㅋ""음.. 너를 만나고 내 인생에 다시 봄이 왔다. 그런 의미로!" 아..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편에게서 나오..